이지민 ‘대동여주도(酒)’ 콘텐츠 제작자 감홍로, 죽력고와 함께 조선 3대 명주로 꼽히는 술이다. 이름에 배(이)와 생강(강)이 들어간만큼, 생강의 알싸한 맛과 배의 단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승훈 ‘우리술 유통연구소’ 대표 생강의 ‘화’한 느낌이 입 안에서 돌아 알코올 도수가 25도보다 조금 더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참고로 원래 이강주는 38도였다.
이지민 법적인 기준으로 따지면 전통주의 범주에 들진 않지만, 자본력 있는 회사에서 만드는 무던한 맛의 증류식 소주. 이승훈 누룩을 쓰지 않고 술을 만들어 누룩 향이 없다. 맛은 약간 단조로운 편이다. 부재료를 더해 두드러지는 개성 부여하기보다는 중상급 정도의 주질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잘 가꾸고 있다.
이지민 수수, 조, 밀만 사용해 양조했는데 희한하게 술에서 배 껍질 향이 난다. 배를 깎았을 때의 향이 아니라 배 껍질 자체에서 느껴지는 향이 술에 배어 있다. 이승훈 일단 모금 마시면 입 안에서 탁 치고 들어오는 터프한 맛이 있는 술이다. 수수, 조, 밀을 사용한 증류주라 수수를 많이 쓰는 중국술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지민 단맛이 둥글게 넘어간다. 40도의 술이지만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특징이어서 치즈케이크와 함께 마셨을 때 특히 궁합이 좋았다. 의외로 피자와도 잘 어울린다. 이승훈 문배술이 터프하다면 담솔은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 튀는 향이 없고 쌀을 기반으로 증류해 맛이 얌전하다. 2~3년 전보다 단맛이 좀 높아졌다.
이지민 한 잔 마시면 소나무 숲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스님들이 나물과 함께 마시며 기 충전을 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명이나물로 싼 고기 한 점, 양고기와 잘 어울린다. 이승훈 전형적인 쌀 소주의 맛으로 시작해 송화가루에서 오는 솔 향이 마무리를 맡는다. 과장 없이, 군더더기 없이 직선적인 소나무 향이다.
이지민 계피, 감초 같은 한약재 향이 풍성하다. 중식류, 닭죽과 잘 맞는다. 여섯 가지 증류주 중 향이 가장 강렬해 제일 마지막에 시음해야 할 정도였다. 이승훈 요즘은 롱간이라고 부르는 열매(용안육)가 단맛의 중심을 잡는다. 굉장히 다양한 부재료를 쓰지만 맛의 균형이 좋다. 평양의 기생들이 즐겨 마시던 술이라, 그만큼 맛도 ‘럭셔리’하다.